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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 조선의 대표적 무예서 『무예도보통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4-07-04 조회수 : 8689
조선시대의 무예 - 조선의 대표적 무예서 『무예도보통지』

오늘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형의 국가브랜드 가운데는 태권도와 택견 등의 무예가 포함되어 있다. 태권도는 한국의 문화 10대 상징 및 올림픽을 통해 한국의 무예를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며, 택견은 198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된 이후,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와 같이 국내외에서 우리나라 무예의 기초가 된 문헌은 『무예도보통지』이다.

『무예도보통지』는 조선 후기 정조 대에 편찬되었다. 사도세자가 편찬한 『무예신보』 18기에 마상무예 6기를 더하여 완성된 무예서로 국방을 중시하는 정조의 실학적 경세관이 담긴 귀중한 무예서이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나라 전통무예의 원형을 전하는 비전으로서 재인식되면서 학계와 무예계에서 주목되어왔다. 오늘날 학계나 무예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예도보통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의 확산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조선시대의 무예는 우리나라 ‘전통무예’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조선의 무예는 중국과 일본의 최고 수준의 궁시, 창, 도검무예 등을 흡수하여 한국의 무예를 체계화하여 발전시켰다. 오늘날 ‘전통무예’라고 부르는 국궁, 씨름, 택견, 24반 무예, 십팔기 등은 임진왜란 이후에 정비된 무예들을 전승하거나 복원한 형태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조선시대의 무예에 대한 구조와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의 무예를 파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조선시대의 무예는 한국무예의 특성을 간직한 원형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동시에 우리의 전통무예를 이해하는 연결고리이다.

조선시대의 무예와 더불어 한국무예사는 1592년(선조 25)에 일어난 임진왜란을 중심으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일본의 조총 등장으로 조선의 궁술과 기마전술은 크게 무너지게 되고, 새로운 단병전술을 맞이하게 된다. 단병전술은 가까운 거리에서 적과 싸움을 할 때 신체를 사용하여 맨손, 창, 칼 등의 다양한 무기를 가지고 펼치는 보군의 군사적 신체기술과 방법이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병무예서가 필요하게 되었다.

조선의 단병무예서는 명나라 장수 척계광의『기효신서』를 수입한 후, 보군전술인 단병무예의 사용법을 1598년(선조 31) 한교가 주도하여 조선의 군사 실정에 맞게 수정해 간행하였다. 이것이 바로 『무예제보』로, 곤·등패·낭선·장창·당파·장도 등 6가지의 무기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어 1610년(광해군2)에 『무예제보번역속집』, 1759년(영조 35)에『무예신보』를 거쳐, 1790년(정조14)에 『무예도보통지』가 완성되었다.
 
『무예제보』 프랑스동양어학교 소장 국립 중앙도서관 목판본 / 『무예제보번역속집』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소장 고문헌총서1, 1610년 (광해군 2)간행 목판본

『무예도보통지』가 높이 평가되는 이유는 18세기 한국·중국·일본의 동양 삼국 무예를 조선의 새로운 안목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종합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무예제보』, 『무예제보번역속집』, 『무예신보』에 실려 있는 장창, 죽장창, 기창, 당파, 낭선, 쌍수도, 예도, 왜검, 왜검교전, 제독검, 본국검, 쌍검, 월도, 협도, 등패, 권법, 곤방, 편곤 등의 무예가 보병을 중심으로 훈련하는 보병무예 18기에 치중했다면, 『무예도보통지』는 보병전술뿐만 아니라 기창, 마상쌍검, 마상월도, 마상편곤, 격구, 마상재 등 마상무예 6기를 더하여 기병전술까지도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예도보통지』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찌르는 방식의 자법(刺法)인 창, 찍어 베는 방식의 감법(坎法)인 칼, 치는 방식의 격법(擊
法)인 권의 세 가지 방식의 기예로 나누고 왜검에서 나온 왜검교전과 마상무예를 별도로 구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이러한 분류방식은 중국이나 일본의 무예분류방식과 다른 독특한 것이다.

이 책에 실려 있는 한국, 중국, 일본의 삼국 무예를 특성별로 나누어 책을 엮은 것은 원칙과 의미가 있다. 권1은 창류 6기를, 권2와 권3은 도검류로서 12기의 도검무예를 다루고 있는데, 쌍수도, 예도, 왜검과 왜검교전은 오래도록 연구되고 많이 시행했던 도검무예로서 그 분량이 많아 독립된 내용으로 만들어 권2에 배치했다.

권3은 제독검, 본국검, 쌍검, 마상쌍검, 월도, 마상월도, 협도, 등패의 8기를 실었다. 권4는 권법과 기타 무예 6기로 구분하였다.
『무예도보통지』는 장교와 군졸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실용성을 강조하면서 만든 무예서적이다. 이 책은 근접전에 강한 일본의 왜검과의 전투에서 이길 수 있는 방책을 우선시하였다. 이는 왜검과 왜검교전의 분량이 보(譜)와 도(圖) 모
두 다른 것보다 월등히 많은 데서 알 수 있다. 그리고 삼국의 무기형태를 조선은 금식(今式), 중국은 화식(華式), 일본은 왜식(倭式)의 세 가지로 구분하여 시각적으로 비교하여 삼국의 무기 차이를 알 수 있게 하였다. 또한, 보(譜)는 개별 대표 자세 설명, 총보(總譜)는 전체적인 자세 설명, 총도(總圖)는 그림을 통한 이해 등의 3단계 절차로 구분하여 군사들을 실용적인 목적에서 단계적으로 훈련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군사들에게 실용적으로 무예를 습득할 수 있도록 배려한 표준 교범서이다.

우리나라의 전근대와 현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가운데 하나로 전통무예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전통무예의 기법과 재현을 가능케 해 준 것이 바로 『무예도보통지』에 실려 있는 24가지 무예이다.

오늘날 전통무예 재현은 『무예도보통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여러 개의 전통무예 단체들은 『무예도보통지』의 무예들을 재현하여 전통성과 문화성을 강조하면서 외국인과 내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무예를 소개하기 위한 하나의 공연 콘텐츠로 남산팔각
정, 수원화성, 남한산성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류에 대한 열풍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무예의 정기적인 시범공연은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무형의 전통문화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무예도보통지』는 2008년 ‘전통무예진흥법’이 제정되면서 학계와 무예계 그리고 정부와 국민들에게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무예도보통지』는 정부와 학계 그리고 무예계에 공통적으로 조선시대 무예를 대표하는 표준무예서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전통문화의 발굴과 계승이라는 시대적 추이에 발맞추어 무예에 대한 관심이 기울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 글이 조선시대의 무예를 이해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무예도보통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 『무예도보통지』 권4 권법 ① 탐마세, ② 현각허이세, ③칠성권세

- 글˚곽낙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정보화실 전임연구원 / 한국무예사 전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