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식
국유정담


전통을 잇고 가치를 더하다
차가운 금속에 따뜻한 감성과 숭고한 예술혼을 불어넣는다. 의미를 잃고 퇴색해가는 전통문화에 현대적 가치를 덧입힌다. 그리하여 단절 위기에 처한 전통 금속공예를 되살린다. 포스코그룹 임직원들의 급여 1% 기부로 설립된 포스코1%나눔재단이 ‘세대를 잇는 작업 이음展’을 기획한 이유다. 소중한 우리 무형문화유산인 전통 금속공예가 그 쓰임새를 잃고 퇴화하는 일 없이 후세에 이어져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기 바라는 마음을 이음展에 담은 것.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 뜻깊은 전시는 한국문화재재단의 참여로 더욱 풍성한 결실을 거두게 됐다. ‘두석장’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전시가 전통 금속공예 장인과 현대 작가의 협업 가능성을 타진한 것에서 만족해야 했다면, ‘장도장’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전통문화와 현대 예술의 진정한 컬래버레이션을 완성했기때문이다.
실제로 전통의 멋은 고스란히 잇되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실생활에서도 활용 가능한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한 장도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올 만큼 아름답고 기품이 넘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60호 장도장 보유자인 박종군 선생을 비롯한 전통 장인과 금속공예가 윤석철을 포함한 현대 작가들이 장도가 현대에도 충분히 ㅜ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임을 마흔 일곱 점의 작품을 통해 입증해 보인 것. 작품의 종류 또한 전통 장도부터 현대적 감각의 만년필과 볼펜, 장도 모양을 활용한 목걸이와 펜던트, 명함집에 이르기까지 꽤나 다양하다.
한국문화재재단 서도식 이사장이 총괄아트디렉터를 맡은 것 또한 전시를 성공으로 이끈 동력 중 하나다. 대중적인 네임 밸류보다 실제 장도기법을 제대로 구현해낼 수 있는 작가를 찾는 데 공을 들인 결과, ‘장도의 현대화’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었던 것. 더불어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스케치 단계부터 검토해 실용성, 디자인, 소재 등 전반적인 부분을 디렉팅하고 전시 공간 연출에도 참여하는 등 세심한 손길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시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이음’으로 탄생한 한국 명품
‘세대를 잇는 작업 이음展’은 ‘이어서 합하는일’이란 ‘이음’의 본래 뜻을 이행하는 데도 충실했다. 과거의 전통과 문화를 다음 세대로 잇는 것은 물론,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함으로써 단절 위기에 처한 전통 금속공예를 지켜나가려는 포스코1%나눔재단과 사라져가는 유·무형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계승함으로써 문화유산의 미래 가치를 창조하려는 한국문화재재단을 하나로 잇는 이음새 역할을 한 것. 그뿐 아니라 전통공예 장인과 현대 금속공예가가 서로의 감성을 잇고 공유하고 발전시켜 현대적 한국 명품을 재창조하는 데도 기여했다. 전통문화가 그저 과거의 영광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쓰임새를 찾아 현대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 것이다. 이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문화의 산업화, 산업의 문화화’와도 맥이 닿는 지점이다. 그저 보고 즐기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출품된 마흔 일곱 점의 작품을 판매와 연결해 원하는 이들은 누구나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귀한 명품을 소유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놓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또한 명맥이 끊기기 직전인 장도장과 새롭고 창의적인 감성에 목마른 금속공예가에게도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
특히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보검과 지휘도 각 한 점씩을 비롯해 전통 장도 일곱 점, 장도 기법을 접목시킨 만년필 두 점 등 총 열한 점의 작품을 출품한 장도장 보유자 박종군 선생은 포스코1%나눔재단 덕분에 마음속에 품어왔던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번에 제작한 보검과 지휘도는 10여년 전부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그동안은 재료비가 워낙 비싸 엄두를 내지 못했죠. 그러다 이번 전시를 포스코1%나눔재단에서 후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제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습니다.
실제 제작 기간인 두 달 동안 하루에 세 시간밖에 자지 못하는 강행군을 거듭해야 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니 너무 즐겁고 행복하더군요.
장도의 일종인 보검을 문헌상의 기록을 토대로 현대적 디자인을 가미해 격조 있게 풀어내는 작업이 아주 흥미로웠거든요.” 장도의 기법을 만년필 같은 필기구에 적용하는 작업 또한 새롭고 신선했다. 장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까닭이다.
수제 볼펜이나 만년필을 오랫동안 제작해온 톱 디자이너 윤석철 또한 이번 이음展 참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전통 장도 기법에 십장생, 당초문 등 전통 문양을 입히고 현대적 감각을 더한 수제 만년필 네 점은 그의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 되는 수작秀作이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들은 전부 장도를 응용한 것입니다. 전통 각장도의 형태를 응용한다든지, 불로장생을 의미하는 십장생 문양에 산호와 루비를 곁들여 화려한 장도 이미지를 강조한다든지, 작품의 아이디어를 모두
장도에서 얻었으니까요. 사실 이전까진 만년필과 장도의 컬래버레이션 같은 건 상상조차 못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전시를 계기로 전통문화의 현대적 활용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간신히 그 명맥을 이어가고있는 장도의 현대화를 모색한 이번 이음展은 9월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포스코센터 2층 아트페어 스페이스에서 계속될 예정.
이 기간 전시장을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한 대규모 전시도 마련돼 있다. 11월 11일부터 3일간 킨텍스에서 개최될 국내 최대 전통공예 전시인 ‘2016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이 그 주인공. 이 기간에는 장인들이 직접 시연하는 장도 제작 과정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의미 깊다.
포스코1%나눔재단이 후원하는 전시답게 철로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핸드메이드 리미티드 에디션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 또한 이번 전시를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