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식

국유정담

[2016.10] 이 금 넘지마!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6-10-05 조회수 : 2786






우리가 초등학생 혹은 국민학생이었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요즘은 1인용 책상을 붙여서 두 사람이 나란히 앉지만, 예전에는 2인용 긴 책상을 짝꿍과 함께 나눠 쓰는 것이 흔한 풍경이었다. 2인용 책상이기에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나름대로 충분했지만 그래도 명시적인 표시 같은 것이 없었기에 종종 아이들은 제 임의대로 책상 위에 금을 그어 영역을 표시했다. 그와 함께 “이 금 넘지 마. 넘으면 죽는다(?)”는 귀여운 협박이 따라오곤 했다. 이처럼 금을 긋는다는 것, 선을 긋는 것은 외부에서 들어오지 못하도록 경계를 설정하는 의미를 지닌다. 우리 전통문화에서도 이렇게 금을 그어 경계를 설정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금줄이다.

8월호에서 다뤘던 것처럼 문은 사람뿐만 아니라 복과 액운 또한 함께 드나드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 때문에 문을 잘지키는 것이 가정의 평안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람들은 문 위에 부적을 붙인다거나 하는 행위를 하는데 금줄을 치는 것 또한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다.

금줄을 치는 가장 큰 목적은 부정한 것의 침범을 막기 위함이다. 금줄은 새끼줄에 고추나 숯, 생솔 가지, 종이 등을 끼워서 만드는데 이때 이용되는 새끼줄은 반드시 왼쪽으로 꼬아서 만든다. 이는 금줄이 신성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금줄을 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다. 아들이 태어나면 새끼줄에 숯, 고추, 생솔 가지를 끼우고 딸이 태어나면 숯, 생솔 가지 또는 흰 종이를 끼운다. 대문에 금줄이 걸리면 그 집에 거주하는 사람이 아닌 모든 이의 출입이 금지된다. 손님뿐만 아니라 일가친척 또한 출입이 금지되는데, 이는 식구 외에 다른 이가 출입하면 삼신할미가 노해 산모와 아이에게 해를 끼칠 수 있고 부정을 탈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에 더해 해산 직후 약해진 산모의 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집안의 청결 또한 중시되므로 밖으로부터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의미도 있다. 보통은 아이가 태어나고 21일간세이레 금줄을 쳐둔다.
이 밖에 금줄이 사용되는 경우는 장을 새로 담갔을 때 좋은 맛을 유지할 목적으로 치는 경우나, 마을 전체의 제사인 동제를 지낼 때가 있다. 마을 곳곳에 금줄을 치는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마을 내로 외부인의 유입이 금지된다.
참고문헌. <우리문화 길라잡이> 국립국어연구원 편, <민속문화의 탐구> 임동권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