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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6] 전통, 가장 보수적이면서 가장 진보적인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7-06-02 조회수 : 2810

 











MCBW의 지리적·역사적 배경
최근 밀라노·파리·런던에 이어 국제 디자인계에서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는 공예디자인 플랫폼을 꼽자면 ‘뮌헨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위크Munich Creative Business Week, 이하 MCBW’를 들 수 있다. 뮌헨은 독일 건축가 헤르만 무테지우스Hermann Muthesius, 1861~1927의 주도 아래 영국 윌리엄 모리스 William Morris, 1834~1896의 ‘미술공예운동Art and Craft Movement’과 더불어 근대 디자인 운동을 이끌었던 건축가·디자이너·공예가들의 조직인 ‘독일공작연맹Deutscher Werkbund,
1907~1933’이 설립된 도시다. 또한 1949년 시작된 ‘뮌헨공예박람회GHM’가 1962년 ‘국제수공예박람회International Handwerk Mess, IHM’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 지난 68년간 행사를 지속해 오고 있다. 특히 아트 장신구Schmuck의 경우 ‘국제수공예박람회’를 국제적 행사로 발돋움시킨 주요 프로그램으로, 오늘날 현대장신구 분야에서 세계적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더불어 MCBW의 협력 파트너로서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1965~, IDEA 디자인 어워드1980~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의 하나인 iF 어워드1953~는 BMW 본사가 위치한 뮌헨의 BMW 벨트에서 매년 시상식을 개최하며 MCBW와 함께 전 세계 기업 및 디자이너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가고 있다.



2017년 MCBW 행사주제 및 프로그램
2012년 첫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제6회를 개최해 온 MCBW는 바이에른 주 정부가 후원하고 바이에른 주 디자인진흥원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에른 디자인bayern Design이 주최하며 협력 파트너로서 뮌헨의 대표적 기업인 BMW와 스틸케이스Steelcase 그리고 iF 어워드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제 디자인 행사다. 지난 3월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진행된 2017년
MCBW 행사는 ‘디자인 커넥트-스마트 혁명Design Connect-The Smart Revolution’이라는 주제 아래 전시, 강연, 세미나, 워크숍, 공모전, 스타트업 프레젠테이션 등 200개 이상의 프로그램들이 뮌헨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졌다. 최근 산업·경제·문화뿐만 아니라 정치에서도 뜨거운 이슈는 로봇,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과학이 종교를 대체한 근대기만큼이나 충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되는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 현재 독일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 인더스트리 4.0’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한편, 디자인 전문가들과 젊은 공예가 및 디자이너들에게 미래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국제수공예박람회에서도 동일한 주제로 특별전시를 마련하며 MCBW와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가운데 박람회 행사를 진행하였다.
주빈국 한국관, ‘스마트를 넘어서, 휴먼 코넥션’ 세계적 디자인 강국으로 유명한 덴마크2015년와 네덜란드2016년의 뒤를 이어 한국은 2017년 MCBW의 세 번째 주빈국으로 초대되었다.
한국관은 MCBW 주제에 맞게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24시간 연결된 하이퍼 커넥티드Hyper connected, 초 연결 사회의 무수한 융·복합 과정에서 발생되는 경제·산업 리스크와 갈등·불안 등을 관리하는 디자이너의 지혜와 통찰에 관한 논의로서 ‘스마트를 넘어서, 휴먼 코넥션Human Connection, beyond Smart’을 주제로 전시·컨퍼런스·워크숍·이벤트 등 총 13개 행사를 개최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 주빈국 행사는 상생·공유·협력을 키워드로 삼아 지속적인 산업경제 모델의 제시를 목표로 전문가들 간에 팝업pop-up 형식으로 진행된 협력적 비즈니스컬래보노믹스, collabonomics 사례를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최근 공예디자인 분야에서 변화하고 있는 생산방법론, 즉 장인마스터·공예가·디자이너 간의 경계와 전문 영역이 사라지고 있는 지점에 주목하였다. 이에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개성과 강점을 살리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정보·지식·경험을 공유·교환함으로써 최대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협업에 중점을 둔 작품들을 선별하여 4개의 전시주제전- andshake, 특별전- Shaking Heritage, 전시 속 전시-Smart Object, 특별 프로젝트-Creative Space를 구성하였다. 또한 공예전통과 산업디자인, 그래픽디자인에 관한 특별강연과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해 한국과 독일의 관련 전문가들이 마주앉아 제 분야의
현황과 미래에 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빈국 프로그램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은 행사는 특별전인 ‘유산 흔들기Shaking Heritage’였다. 이 전시는 문화재청 국립무형문화유산원주최과 한국문화재재단주관이 2013년부터 지속해 온 ‘결 프로젝트’ 중 2015년의 ‘결: 손수 만들다’와 한국문화재재단과 포스코의 1%나눔재단이 협력하여 진행한 2016년의 두 번째 이음전인 ‘세대를 잇는 작업-이음展 장도장’ 프로젝트의 전시품 일부를 재구성한 것이다. 각기 분야가 다른 10명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들과 11명의 현대공예가들 간에 상호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협업으로 완성된 작품들은 목조각, 입사, 불화, 자수, 누비, 매듭, 완초, 장도장 등 한국의 다양한 전통 소재와 높은 기술 수준에서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의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맥락에서 무형문화유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한 이 전시는 다른 한편으로 전통을 보수적인 과거의 것으로만 바라보던 독일 사람들에게 ‘가장 보수적이면서 가장 진보적인’ 동시대 산물로서 오늘의 전통을 창조해 가는 한국공예의 면모를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는 전시와 더불어 2015년 ‘결’ 프로젝트를 총괄 감독한 민복기 서울대학교 교수의 특별강연을 병행하여 한국문화재재단의 특별한 디자인 프로젝트와 한국의 전통공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자리를 마련한 덕분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장신구 작가인 파울 데레즈Paul Derrez를 포함해 현지 소장가와 국제수공예박람회에 참가한 전문가의 현장구매가 이루어짐으로써 한국전통공예 장신구의 잠재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 글. 임미선. MCBW 2017 한국관 전시감독